인삼은 면역세포가 “나”를 공격하지 않으면서 “나 아닌 것”을 공격하도록 돕는다.
면역은 “나”와 “나 아닌 것”의 투쟁
면역은 “나”와 “나 아닌 것”의 투쟁이라 할수 있다. 하나의 유기체는 자기 자신이라는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서 “나 아닌 것”의 침입을 막으며, 이 과정을 총칭하여 면역과정이라 할수 있다. 이를 위해 필요한 2가지 핵심 원리는 “나”를 공격하지 않으면서 “나 아닌 것”을 공격하는 것이다. 만약 나의 면역계가 나를 공격하면 자가면역질환과 같은 질병들이 생길수 있으며, 나 아닌 것을 공격하지 않으면 미생물들과 바이러스들이 침입하여 온몸을 감염시켜 결국 숙주는 사망하게 될 것이다.
보통 30조개에서 50조개 세포로 이루어지는 인체는 전체 세포가 일사불란하게 작동하기 위해서 신경계와 내분비계라는 기구를 사용한다. 신경계는 신경세포를 통해서 전기신호로 인체전반을 조절하고, 내분비계는 호르몬을 통해서 인체 세포를 조절한다. 면역세포들 안에는 호르몬 수용체가 있어서 호르몬의 조절작용에 영향을 받고, 면역세포들은 사이토카인이라는 화학물질을 방출함으로써 신경계와 상호작용한다. 이중에서 특히 중요한 작용 중 하나는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피질축과 면역계의 상호작용이다.
인체는 매우 많은 효소를 촉매로 이용하는 화학반응이 일어난다. 촉매로 이루어지는 인체의 모든 대사활동은 일정한 온도, 농도, pH(산농도) 등의 범위내에서 이루어지며, 이 일정한 범위를 유지하려는 성질을 항상성이라고 한다. 면역계도 마찬가지로 일정한 항상성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개체는 나를 공격하지 않으면서 나 아닌 것을 공격하는 안정적인 범위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피질 호르몬 축과 면역시스템의 상호작용이 일어나게 된다.
인삼은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면역계 축을 안정화하여 면역계를 돕는다.
인체의 항상성을 깨뜨리는 인자를 스트레서 라고 한다. 스트레스는 크게 정신적 스트레스와 신체적 스트레스의 2가지가 있다. 그 스트레스의 원인이 무엇이든 내분비적으로는 코티졸(cortisol)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의 상승으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피부가 찢어져서 미생물들이 상처사이로 침입을 하면 면역세포를 침입한 미생물들의 증식을 억제하기 위해 출동한다. 그리고 각종 활성산호와 염증성 화학신호(사이토카인)을 방출하여 다른 면역세포들을 불러모으고 침입한 미생물들이 인체내부로 더 이상 이동하지 못하게 엉기게 한다. 문제는 면역세포가 과잉반응을 하여 자기자신을 공격함으로써 개체가 사망의 위험까지 도달하는 것이다. 즉, 면역계의 두가지 핵심원리 중 하나인 “나를 공격하지 않는다”가 깨어지면서 개체는 위험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 내분비계에서는 코티졸을 방출하여 면역세포를 억제한다.
그림에서 볼수 있듯이 시상하부에서는 CRH라는 호르몬이 방출되어 뇌하수체를 자극하며, 뇌하수체는 ACTH라는 호르몬을 방출하여 부신피질을 자극한다. 그러면 부신피질은 코티졸을 방출하여 면역세포가 과잉작용하여 염증을 만드는 것을 억제한다. 이를 HPA-면역 축(HPA-immune axis)이라고 한다. 인삼의 진세포 사이드는 시상하부(Hypothalamus), 뇌하수체(Pituitary), 부신피질(Adrenalin), 그리고 인체의 세포들에게 작용함으로써 면역계를 안정화할뿐만 아닐 심리적으로도 불안, 우울 등을 개선하도록 돕는다.
흔히 염증억제를 위해 사용하는 스테로이드 약물이 바로 코티졸의 기능을 흉내낸 것에 다름 아니다. 면역세포의 과잉반응을 억제하기 위해 투여하는 스테로이드 약물이 만성적으로 작용하게 되면 인체는 면역기능이 약화되어서 다른 감염에 취약하게 된다. 그리고 혈당이 만성적으로 높아져서 당뇨와 같은 질환에 쉽게 걸리게 된다. 따라서 약물로서 스테로이드 약물은 대개 2주 이상 장기간 사용은 제한한다. 하지만 인삼은 부작용없이 스테로이드 약물처럼 역할을 한다. 즉, 인삼의 진세노사이드는 수십종이 있는데 이중 몇가지는 인체의 코티졸과 같이 면역조절작용을 한다. 즉 인삼의 진세노사이드는 지나친 과잉면역반응으로 패혈증이 생기거나 자기면역질환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면서도 일정한 항상성 범위로 면역계를 안정화시킨다. 스테로드 약물과 같은 부작용은 없으면서 면역기능을 안정화시키는 것이다.
인삼은 인체의 좀비세포들을 청소하고 오토파지를 촉진하여 면역기능을 돕는다.
필자가 특히 주목하는 인삼의 면역안정화 작용은 대식세포의 활성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인체세포의 평균수명은 8개월에서 12개월로 알려져 있다. 신체 조직마다 세포의 수명이 제각기 다른데, 적혈구는 90일 내지 120일, 소화관 식도상피세포는 3일, 소장은 7일 등 제각기 다르다. 그런데 수명이 다해 죽은 세포는 청소가 되어야 한다. 만약 죽은 후에도 재빨리 청소가 되지 않으면 새로운 세포가 생겨나기 어려울뿐만 아니라 죽은 세포가 염증유발물질로 작용할수 있다. 즉, 신체의 죽은 세포가 다른 독성 미생물들의 먹이가 되어 부패하고 거기서 면역세포를 불러모아 흥분시켜서 염증이 점점 심해지게 되는 것이다. 이런 세포를 좀비세포라 한다. 즉, 죽은 세포를 청소하는 일은 인체 면역작용에서 핵심중 하나가 된다. 인체의 죽은 세포를 청소하는 방법 중 하나는 잡아 먹는 것인데 이를 담당하는 세포가 대식세포(macrophagy)이다. 청소세포라고도 불리는 대식세포는 실험에 의하면 한번에 8개에서 12개의 죽은 세포를 잡아 먹을 수 있다. 동물들은 병이 나면 먹지 않는 경우를 흔히 보는데, 그것은 대식세포를 굶주려서 침입한 미생물들이나 죽은 자신의 세포를 청소를 하려는 본능으로 볼수 있다. 음식을 섭취하지 않으면 세포 내부에 쌓인 엉긴단백질 등 쓰레기를 청소하는 오토파지(autophagy)라는 작용이 일어난다(그림참조). 오토파지 관련 유전자를 밝혀낸 오스미교수는 2016년도 노벨상을 받았다. 그런데 인삼을 섭취하면 대식세포의 활성이 증가하여 인체의 좀비세포들과 침입한 미생물들을 잡아먹고 분해하여 영양소로 이용하는 작용과 함께 오토파지 작용도 활발해 진다는 것이다.
인삼은 활성산소를 억제하고 프로그램된 세포사망을 촉진하여 면역기능을 돕는다.
인삼의 면역과 관련된 유익한 작용은 이외에도 다양하다. 활성산소와 활성질소종의 생성을 감소시켜 염증을 억제하고, 프로그램된 세포사망(apoptosis)를 촉진하여 감염된 세포사망을 촉진하며, 세포의 이상 성장을 억제함으로써 암증식을 억제하는 등 다양한 면역관련 연구가 보고되어 있다.
글. 이광조 박사. 본 내용은 <금산시대>에도 게재되었습니다.